[이슈워치] 이란 '韓 선박 나포' 왜?…정부 "신속해결" 총력
[앵커]
어제 한국 국적의 선박이 호르무즈 해역에서 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됐습니다,
정부는 청해부대를 급파하는 한편, 상황 파악과 해결을 위해 외교적 노력을 집중하고 있는데요.
신새롬 기자 연결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신 기자, 우선 우리 선박의 억류 경위와 과정부터 짚어주시죠.
[기자]
네, 유조선 '한국케미'호가 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된 건 한국시간으로 어제 오후 4시쯤입니다.
선박은 메탄올 등 화학물질을 싣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출항해 아랍에미리트로 향하던 중이었는데요.
호르무즈 해협 오만 인근 해역에서 나포된 뒤, 현재는 이란의 남부 반다르아바스 항에 억류 중입니다.
배에는 선장과 항해사, 기관장 등 한국 선원 5명을 포함해 모두 20명이 승선 중이었으며, 현재 모두 안전한 상황으로 전해졌습니다.
나포 직전까지 부산에 위치한 선박 회사는 선장과 위성 전화로 실시간 상황을 확인했고, 배에 설치된 CCTV에도 혁명수비대 접근과 나포 장면이 항구에 도착하기까지 모두 담겼습니다.
[앵커]
사건 발생 직후 우리 군은 청해부대를 급파했죠.
외교부도 조속한 해결을 위해 나섰다고요?
[기자]
네, 청해부대 최영함이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 도착한 것은 오늘(5일) 새벽입니다.
전날 오만의 무스카트항 남쪽 해역에서 작전을 수행하던 중 우리 선박의 나포 상황을 접수한 직후 급파됐습니다.
현장에 도착한 청해부대는 나포 상황을 주시하는 한편, 호르무즈 해협을 왕래하는 우리 상선 보호 등의 활동을 펴고 있습니다.
또 바레인에 있는 연합해군사령부를 비롯해 외교부, 해양수산부 등과 긴밀히 협력해 상황에 대응해 나갈 방침입니다.
외교부는 사건 발생 직후, "억류 관련 상황 파악과 선원 안전 확인하고 조기 억류 해제를 요청 중"이라고 밝혔는데요.
오늘(5일) 오후 주한 이란대사 초치도 이뤄졌습니다.
고경석 아프리카중동국장은 오후 1시쯤 외교부 청사에 도착한 사이드 바담치 샤베스타리 주한 이란대사를 면담했고, 외교부는 "외교 채널을 최대한 가동하면서 이 문제의 조기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이란 측은 나포 사유가 '환경 규제 위반' 때문이라는 입장인데요.
하지만 대이란 제재 완화를 위한 의도적 조치라는 해석도 나온다고요?
[기자]
네, 나포 직후 혁명수비대는 성명을 내고 "해당 선박이 해양 환경 규제를 반복적으로 위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란 외무부 역시 입장은 비슷합니다.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 사안은 완전히 기술적인 것"이라며, "해당 선박은 해양 오염에 대해 조사하라는 법원의 명령에 따라 조치된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케미의 선사인 디엠쉽핑 측은 "환경오염을 일으키지 않았다"며, 나포 사유를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고요.
또 위반이 사실이라 해도 이 같은 수준의 대응이 과연 필요했는지 납득되지 않는 부분도 있다는 건데요.
이 때문에 그간 한국이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이행하는 차원에서 교역과 금융거래를 중단한 것에 대한 불만이 주된 억류 배경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옵니다.
미 국무부 대변인도 이 같은 주장에 힘을 실어 "이란이 걸프만에서 항행의 자유를 위협해 대이란 제재 완화를 강요하려고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걸프 해역 입구인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약 3분의 1이 지나는 전략적 요충지로, 이란은 미국과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때마다 해협 봉쇄를 위협했고 여러 차례 선박을 나포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우리 정부가 향후 어떻게 대응할 계획인지도 짚어주시죠.
[기자]
무엇보다 정부는 가장 이른 시일 내, 선박과 선원들의 억류 해제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이란 외교당국과도 협력하고 노력할 방침이라는 설명인데요.
현지 교섭을 위한 대표단도 파견됩니다.
가장 이른 시일 내 담당 지역 국장을 실무반장으로 하는 대표단을 급파해, 이란 측과 양자 교섭을 통해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는 설명입니다.
또 이미 이번 사건이 발생하기 전부터 예정됐던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의 이란 방문도 이뤄질 예정입니다.
최 차관은 한국 내 은행에 동결된 이란중앙은행 자금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었는데요.
선박 억류 문제 등을 비롯해 양국의 관심사를 폭넓게 협의할 예정인 만큼, 이번 사건의 해결 방안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지금까지 외교부에서 연합뉴스TV 신새롬입니다. (ro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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